위악

10년지기가 면회를 왔다. 2년만에 만났는데, 그 사이에 이 친구는 석사를 따고 40개월짜리 군생활을 거의 다 보냈다. (그래도 아직 8개월이나 남았긴 하지만.) 신분은 다르나 같은 군인이라고 생각하고 신세한탄을 했더니, 이 친구는 내 심정을 잘 모른다. 그러면서 '너도 장교로 가지 그랬냐' 한다. 그러지 않아도 후회하는 중이다, 이 친구야.

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불행 또는 다행에 대해 말하고,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축구 이야기처럼 하면서, 친구는 나에게 물었다 -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을까? 나는 친구에게 물었다 - 어떻게 하면 먹고 살 수 있을까? 그에게 하는 내 말을 들으면서, 위악이란게 이런거구나 생각했다. 요즘 내 말투. 사실은 다르게 생각하면서도 마음에도 없는 말들을 한다. 그 말은,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는 신세 한탄, 그리고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는 '나 당신을 설득하고 싶지 않아'라는 메시지. 그리고 나를 모르는 많은 사람에게는, '당신이 나에 대해서 잘 알길 원하지 않아'라는 뜻.
2010/02/15 17:52 2010/02/15 17:5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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